
암 치료 중인 환자와 가족은 감염을 예방하고 회복을 돕기 위해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곤 한다. 그러나 면역 상태는 하나의 수치로 표현하기 어렵고, 특정 음식이나 보조제로 일괄적으로 높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실제 관리에서는 영양 부족을 예방하고 수면과 신체기능을 유지하며, 감염 위험을 줄이는 접근이 중요하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영양 부족과 수면 부족, 스트레스도 면역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항암치료로 발생하는 호중구 감소는 생활습관만으로 예방하기 어려워 혈액검사와 의료진의 관리가 필요하다.
충분한 식사와 수면…단백질만큼 총섭취량도 중요
첫 번째는 에너지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는 암환자의 단백질 섭취를 하루 체중 1kg당 1g 초과, 가능하면 1.5g까지 권고한다. 다만 개인의 영양 상태와 장기 기능 등을 고려해 목표를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체중 50kg인 환자에게 하루 60~75g을 목표로 잡았다면, 이는 음식 무게가 아닌 실제 단백질 함량을 뜻한다. 달걀·두부·생선·닭고기 등을 활용하되, 식사량이 적다면 영양 상담을 통해 보충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단백질뿐 아니라 전체 열량이 부족하지 않은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두 번째는 수면을 확보하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대부분의 성인에게 매일 최소 7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고 안내한다. 암환자의 수면 부족은 삶의 질과 일상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수면이 면역의 절반’이라거나 ‘6시간 이하로 자면 반드시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식의 표현은 정확한 의학적 기준이 아니다. 수면 문제가 이어진다면 시간만 늘리려 하기보다 진료팀과 원인과 대처 방법을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맞춤 운동과 장 증상 관리…무조건 약하게, 무조건 많이 먹기는 피해야
세 번째는 현재 상태에 맞는 신체활동이다. 운동은 암 관련 피로와 신체기능,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 중강도 활동은 일반적으로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하기는 어려운 정도로, 숨이 조금 찬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 중에는 동반질환과 부작용, 기존 활동 수준에 따라 운동 강도와 종류를 조정해야 한다. 하루 20~30분 걷기도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처방은 아니다.
네 번째는 장 건강을 특정 식품보다 증상과 영양 상태 중심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채소·통곡물·콩류는 건강한 식사에 포함되지만, 장 수술이나 장 협착·폐색 등으로 저섬유 식사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조정이 필요하다.
김치나 요구르트를 많이 먹거나 유산균 보충제를 복용하면 면역력이 높아진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특히 면역 기능이 크게 저하된 환자는 생균 제품의 안전성을 진료팀에 확인해야 한다. 설사·변비로 식사나 수분 섭취가 어려워진 경우에도 원인 평가가 우선이다.
스트레스 완화도 필요…감염 위험을 환자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 돼
다섯 번째는 정서적 부담을 줄이고 도움을 받는 것이다. 가족과 대화하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정보 노출을 줄이는 등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다만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이유로 암이 진행됐다고 해석하거나,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못한 환자에게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
영양제 역시 많이 먹을수록 면역 기능이 좋아진다고 볼 수 없다. ESPEN은 특별한 결핍이 없는 상황에서 고용량 미량영양소를 사용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제시한다. 보충제는 필요성과 치료 중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선택해야 한다.
생활습관 관리와 별개로 손 위생과 식품 안전도 중요하다. 백혈구가 낮을 때는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음식의 조리·보관과 개인위생에 주의해야 한다.
암환자의 건강 관리는 ‘면역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비법’보다 필요한 영양과 휴식, 활동을 유지하고 치료 부작용에 적절히 대응하는 과정에 가깝다. 다섯 가지 생활습관은 치료를 돕는 기반이며, 혈액검사나 감염 관리 등 필요한 의료적 조치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출처
ESPEN, 《Practical Guideline: Clinical Nutrition in Cancer》, 2021년.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감염·호중구 감소 및 신체활동 안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암 경험자 수면 및 호중구 감소 안내.
미국암협회(ACS), 암 경험자 영양·신체활동 및 식품 안전 안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암 치료 중 운동·식이·체중 관리 가이드라인.
메모리얼슬론케터링암센터(MSK), 저섬유 식사 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