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간선거 투표가 막 시작된 아침, 트럼프 대통령이 방송에서 깜짝 발언을 내놓았다. 해마다 이스라엘에 주던 원조를 올해 말로 끝내기로 네타냐후 총리와 이미 합의했다는 것이다. 반세기 넘게 이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특별한 관계'를 흔드는 말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도 미 국무부도 곧바로 확인하지 않았고, 예산 권한은 의회에 있다. 선거를 겨냥한 승부수인지 실제 정책 전환인지를 두고 워싱턴이 술렁이고 있다.
연 38억 달러의 약속과 바뀐 여론
미국은 2016년 맺은 양해각서에 따라 2019년부터 10년 동안 이스라엘에 해마다 38억 달러의 군사 원조를 주고 있다. 이 약속은 2028 회계연도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가자 전쟁 이후 미국 여론은 흔들렸다. 퀴니피액대학의 6월 조사에서 유권자의 48%, 민주당 지지층의 66%가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나치게 지원한다고 답했다. 2017년에는 각각 16%와 20%였다.
"몇 달 전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투표가 시작된 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몇 달 전에 합의해 올해 말부터 이스라엘에 돈을 주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조 규모를 연 40억 달러로 표현했다. 이스라엘이 필요하면 돕겠고 미국산 무기 구매도 막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이스라엘 지원을 비판해 온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 후보 압둘 엘사예드를 거론하며, 이 문제가 상대에게 좋은 공격 소재가 되고 있다고 했다. 원조 중단을 먼저 꺼낸 것도 네타냐후였다고 주장했다.
확인 없는 발표, 의회의 벽
실제로 네타냐후는 1월 10년 안에 미국 원조를 끊겠다고 했고, 6월에는 트럼프 임기 안에 줄이기 시작해 0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발표를 두고 국무부와 이스라엘 총리실은 곧바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원조 예산은 의회가 편성하는 만큼 대통령 혼자 끊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원은 지난 7월 이스라엘 원조를 끊자는 토머스 매시 의원의 수정안을 314 대 104로 부결했다. 공화당 출신의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의원은 이번 발표가 오늘 선거 결과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국내 정치 한복판에 선 원조
반세기 넘게 이어진 '특별한 관계'의 계산서가 선거일 아침 방송 한 마디로 다시 쓰일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이스라엘 원조가 이제 미국 국내 정치의 한복판에 들어섰다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