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도심 한복판에 사람과 다양한 생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원특례시는 11월 5일 영흥숲공원에 도시 생물의 서식 환경을 고려해 조성한 생물다양성 정원 ‘영흥어울뜰’을 개장했다. 이번 정원은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민간 환경단체가 각자의 전문성과 자원을 결합해 추진한 사업으로, 도시 녹지의 생태적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흥어울뜰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도시 생태계의 가치를 담아낸 정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반적인 공원 조경이 경관과 이용 편의에 무게를 둔다면, 이번 사업은 기존 공원의 생태환경을 살피고 다양한 생물이 머물 수 있는 서식처 기능을 고려해 추진됐다. 수원시는 이를 통해 시민이 일상에서 자연을 접하는 동시에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번 정원의 탄생에는 포르쉐코리아가 추진하는 사회공헌 사업이 중요한 기반이 됐다. 영흥어울뜰은 포르쉐코리아의 ‘빌리브 인 드림 파크(Believe in Dream Park)’ 캠페인으로 조성된 세 번째 도시 생물다양성 정원이다. 앞서 서울 동대문구에 마련된 1호와 2호 정원에 이어 수원에서도 사업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지역 생태환경 조성과 연결되는 사례를 남겼다.
사업의 출발점은 지난 4월 체결된 수원시와 서울·수원그린트러스트의 업무협약이었다. 참여 기관들은 영흥숲공원에 생태적 가치를 반영한 정원을 마련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후 대상지의 자연환경을 조사하고 공간 설계와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정원 조성에 필요한 과정을 단계적으로 진행했다.
정원 이름에도 자연과 시민의 관계를 강조하는 의미가 담겼다. ‘영흥어울뜰’이라는 명칭은 시민 공모를 통해 결정됐다. 식물과 사람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정원이라는 뜻을 표현한 이름이다. 시민이 공간의 이름을 정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 가는 공공정원의 성격을 보여준다.
생물다양성 정원의 핵심은 해당 지역의 자연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됐다. 생태 및 조경 분야 전문가들은 영흥숲공원의 생물상과 토양 상태 등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정원 설계 과정에 반영했다. 단순히 식물을 배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대상지의 생태적 여건을 고려해 서식처로서의 기능을 높이려는 접근이다.

전문가 중심의 설계에 시민 참여를 더한 점도 눈길을 끈다. 정원 조성 과정에서는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하는 생물종 조사 프로그램과 워크숍이 운영됐다. 참여자들이 도시 생태환경을 살펴보고 정원 조성 과정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정원을 완성된 시설로만 바라보기보다 시민이 자연의 가치를 이해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사업 방향과 맞닿아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참여 기관별 역할을 명확히 나눠 협력의 효율성을 높였다. 포르쉐코리아는 정원 조성에 필요한 후원금을 전액 부담했으며, 수원시는 부지 제공과 행정적 지원을 담당했다. 서울그린트러스트는 대상지 조사와 설계를 맡았고, 수원그린트러스트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과 홍보를 진행했다.
특히 이번 협력은 정원 조성 이후의 관리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참여 기관들은 공간을 만드는 단계뿐 아니라 유지관리까지 연계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생태정원이 조성 목적에 맞게 기능하려면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의 운영 구조는 의미를 갖는다. 다만 실제 생물다양성 증진 효과는 향후 생태 변화에 대한 관찰과 평가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11월 5일 열린 개장식은 민관기업 협력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을 비롯해 마티아스 부세 포르쉐코리아 대표, 조경진 서울그린트러스트 이사장, 이득현 수원그린트러스트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도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모았다.
수원시는 영흥어울뜰을 시민과 자연이 가까워지는 생태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재준 시장은 개장식에서 시민들이 도심 속 자연을 경험하며 생태적 가치를 알아가는 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자연과 시민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영흥어울뜰의 개장은 도시공원이 지닌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원은 시민에게 녹지와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도시 생물의 서식 환경을 뒷받침할 수 있다. 이번 정원은 이러한 두 가지 기능을 함께 고려했다는 점에서 도시 녹지 관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관건은 조성된 정원이 생태적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관리하는 데 있다. 이번 사업에서 마련한 기관 간 협력체계와 시민 참여 경험이 실제 운영 과정에서도 이어진다면 영흥어울뜰은 도시 생물다양성 보전과 시민의 생태 인식을 연결하는 지역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흥어울뜰은 도시 녹지를 단순한 경관시설이 아닌 생명이 머무는 공간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민간기업의 후원,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환경단체의 전문성, 시민의 참여가 하나의 정원에서 연결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번 개장이 일회성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 가능한 도시 생태관리의 사례로 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